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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식 걱정

by 메타사피엔스 2024. 8. 13.

 

 

나이가 들면 젊은 시기에 가졌던 걱정이 많이 해소될 것으로 기대했다. 경제적으로 나름 안정적인 상태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아이들은 대학에 들어가면 이제 자신들이 삶을 개척해 나갈 것이라고 보았다. 내가 속한 조직에서는 고참이 되면 더 이상 성취를 위해 전력투구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그럴 목표가 없어지면 당연한 결과이다. 꾸준히 운동하는 생활은 잔병 없이 지낼 것으로 여겼다. 연로한 양가 부모님들은 항상 건강하게 지내실 것이라고 근거 없이 낙관하고 있었다.

 

세월이 흐르고 이제는 인생 중반을 넘어선 시점에 과거에 막연하게 가졌던 기대감이 충족되지 못하고 있음을 깨닫게 되었다. 안정적 노후 생활은 경제적으로 여전히 부족하다. 몸도 생각했던 것처럼 젊음이 그대로 유지되는 것이 아니었다. 비록 큰 병이 없다고 하더라도 오래 앉아 일하거나, 밤늦게까지 책을 보는 날이면 어김없이 다음 날 컨디션이 무더져 있다. 책을 읽어도 새로운 지식이 선명하게 남지 않는다. 조직에서는 은퇴할 때까지 최선을 다하지 않는다면 젊은 동료들이 실망할 것임이 자명하다. 마지막까지 성실히 주어진 몫을 해내야 한다.

 

양가 아버지들은 내 바람과 상관없이 세상을 떠났다. 아버지와 장인 모두가 전혀 예상하지 못한 방식과 과정을 밟으며 마지막 세월을 보내셨다. 삶이 저렇게 마무리된다는 것을 알게 되어 내게는 큰 충격이었다. 죽음이 저런 모습으로 다가온다는 것을 비로서 알게 되었다. 그러나 무엇보다 커다란 걱정은 아이들의 장래이다. 내가 생각했던 것처럼 순조롭게 미래를 계획해 나가지 못하고 있는 듯하다. 언제쯤 그들이 자신의 인생을 독립적으로 끌고 갈 것인지 걱정이다.

 

내 자신을 되돌아보면, 취업을 하지 않고 유학을 준비하는 자식을 부모님은 많이 걱정하셨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경제적으로 지원할 수 없는 처지에서 자식이 유학을 준비했으니 난감한 상황이었을 것이다. 유학을 마치고도 오랫동안 자리를 잡지 못한 자식에 대한 근심도 컸을 것이다. 어쩌면 장인과 장모님 입장에서도 예비실랑이 기대에 부흥하고 있다는 생각을 갖지 못했을 것이다. 결혼해서 살 집 한 칸 준비하지 못했으니 말이다.

 

부모는 자식 걱정을 달고 사는 것일까. 나이가 들어가면 하게되는 자식에 대한 걱정은 내 생활을 힘들게 한다. 걱정과 불안은 자신감이 부족한 것이다. 자신감은 체력과 나이에 영향을 받는 것 같다. 젊었을 때는 어떤 문제에도 잘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고, 덜 불안했다. 그런데 이제는 매사에 불안한 요소가 조금만 있어도 걱정이 머릿속에서 잘 떠나지 않는다. 이래서 나이가 들면, 변화를 싫어하는 것인가 보다. 요즘 자식에 대한 걱정이 가장 큰 불안이고 일상을 흔들어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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