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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행

아들의 공부와 아빠의 공부

by 메타사피엔스 2024. 8. 8.

 

 

사람마다 타고난 재능과 지적 능력이 다르다. 학창 시절을 되돌아보면, 유난히 암기력이 뛰어났던 친구가 있었다. 어떤 친구는 운동을 잘했다. 잘 달리기도 했고, 공을 잘 차기도 했다. 그 시절은 과외가 있지 않았고 학교 방과 후 프로그램에 없었기 때문에, 혼자 공부해서 학교 시험에 대비하고 수업이 끝나면 친구들과 운동장에서 축구하는 정도가 전부였다. 그러니 친구들 비교는 학교 성적과 축구 혹은 달리기 정도였다. 

 

그 당시에 공부를 잘 했던 아이들 중 일부는 성인이 되어서도 공부로 나름 성취를 이루었다. 운동선수로서 직업을 가진 친구가 있다는 말을 듣지 못했으니, 운동으로 타나고 난 재능을 지닌 아이가 있지는 않았나 보다. 초등학교 고학년 때부터 공부를 열심히 했던 나는 공부하는 세계에서 평생 살았다. 물론 고등학교 때까지 공부를 업으로 삼을 생각을 해 본 적이 없었다.

 

오랫동안 학생을 가르치는 일을 하다보니, 분명히 공부하는 역량이나 적합한 성향이 있다. 외견상 너무도 열심히 공부하는 학생인데도 답안지를 보면 아쉬운 경우가 많았다. 반대로, 그다지 성실하게 공부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으나, 성적이 무척 뛰어난 학생도 있었다. 배우는 학생 입장에서 보면, 불공평하다는 생각이 들만 하다. 

 

우리 아이들은 지적 역량은 비교적 우수한 편이다. 암기하는 역량을 지켜보면, 내가 부러울 만큼 잘했다. 암기하고 과제를 수행하는 모습은 평균보다는 훨씬 앞선 수준이었다. 하지만 아들들의 지적 역량은 지적 호기심을 추구하는 성향은 아니었던 것 같다. 아빠 입장에서 보면, 조금은 아쉬운 점이다. 

 

방에 외롭게 있는 아들은 어렸을 때 책을 많이 읽었고 스토리를 이해하고 상황을 파악하는 능력이 대단했다. 후일 국어 과목을 공부하지 않고도 최상위 점수를 획득한 것을 보면, 어렸을 적 훈련이 실력으로 발휘된 것으로 여겨진다. 아들은 혼자 어휘와 멋진 문장을 암기하는 모습은 대견스럽게 보였다. 나는 아빠로서 그 아들에게  공부를 억압해 본 적이 없고, 성적이 나쁘다고 야단을 친 적도 없다.  성적이 최우등은 아니더라도 매우 우수한 편이었고, 나는 그대로 인정하는 편이었다. 

 

그 아들은 유치원 때 부모의 훌륭한 점을 한 가지씩 써라는 공란에 아빠는 책을 많이 본다고 했고, 엄마는 영어를 잘한다고 썼다. 아들은 어떤 이유로 공부하는 것에 두려움을 느꼈을까 그리고 세상에 대해 불안감을 갖게 되었을까 공금 하다. 아빠가 아들을 힘들게 하는 상황에 영향을 미쳤다면, 아빠의 어두운 모습은 무엇일까? 스스로에게 자주 질문하는 물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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