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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식 셋방 구하기

by 메타사피엔스 2024. 8. 24.

 

 

큰 아이가 학교 시설을 이용하며 시험을 준비하는 자격을 갖게 되었는가 보다. 휴학 중임에도 2학기에 다시 학교 근처에 방을 구해 올라갈 것이라고 한다. 이 말을 들은 아내의 얼굴은 걱정이 가득하다. 얼마를 준비해야 할지 가늠이 서지 않는다. 당장 목돈을 마련해야 하는 문제이다.

 

서울 집값이 많이 오르고 있다고 하니, 학생들의 단 칸 방 월세도 크게 올라가지 않았을까 염려가 된다. 통학하기 편리한 학교 근처의 방값은 대체로 높다. 이미 경험한 터이기에 얼마를 준비해야 할지 고민이 된다. 서울에 집이 없다는 것이 생각보다 힘들게 한다. 이래서 모두가 서울을 벗어나지 않으려고 하는가 보다. 서울을 벗어나는 순간 다시 서울로 들어오기 어려울 것이라는 얘기를 오래전에 들었던 터라 그 말이 맞다는 생각이 든다. 

 

지난번에도 셋방으로 얻었던 원룸은 책상과 웃장을 두고 나니 겨우 잠자리가 남을 정도로 좁았다. 그럼에도 가격은 결코 만만치 않았다. 월급쟁이 부모는 정말 힘겹게 지원해야 자식 대학을 겨우 보낸다는 말이 과장이 아니다. 하물며 농사지으며 소 팔아서 자식 대학 보낸다는 것은 정말 먼 옛말이다. 이렇다 보니, 요즘에는 부모가 경제적으로 여유가 없어도 국가가 지원하는 장학금 혜택이 많다. 하지만 학비는 국가가 보조해 준다고 하더라도, 생활비는 고스란히 부모 아니면 학생 본인이 마련해야 한다. 많은 학생들이 알바를 할 수밖에 없는 이유이다.

 

그렇다고 대학생 대부분이 알바를 하는 것이 아니다. 보도에 따르면, 서울과 지방의 대학생들은 가정의 경제적 배경에 차이가 크다고 한다. 서울로 학교를 진학할 정도이면 부모의 경제력이 지방 대학에 진학하는 학생들에 비해 비교적 낫다는 분석이다. 결국은 지방 대학생들은 알바하는 비율이 훨씬 높다. 어림잡아 최소 절반 이상은 알바를 하는 것처럼 보인다. 

 

한국의 부모가 자식 교육을 뒷바라지 하면서 노후 대비를 못한다는 지적이 많다. 나 자신을 보더라도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어찌하겠는가. 주변의 얘기를 들어보면, 대부분의 부모가 자식을 지원해야 한다는 분위기를 외면하지 않는다. 문제는 이렇게 지원하는 부모의 경제적 여건을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 이다.  노후 대비를 어느 정도 해야 하고, 자식 지원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 어쩔 수 없이  아내와 나는 자식의 학업을 위해 허리띠를 졸라매는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 

 

자식을 셋 둔 동료가 은퇴를 한 학기 앞두고 돈 좀 많이 벌었으면 좋겠다는 푸념을 들었던 적이 있다. 나도 그런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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